한동훈 지지자들은 한동훈이 우파의 지지를 못 받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는가.

그리고 정말로 이 판에서 우파가 이기길 원하는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왜 한동훈이 우파의 지지를 못 받는가는 첫째로 한동훈이라는 캐릭터 자체의 결함 때문인데, 그보다 더 큰 두번째 문제가 그의 지지자들이 좌파와 같은 스탠스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무지성 비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 진지하게 잘 읽어보길 권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한동훈 지지자들이 체제나 이념, 그리고 자유진영이 아닌 한동훈이라는 한 인간을 맹종하고 있다고 본다. 이유는, 본인들이 소위 보수 우파를 자처하면서 동시에 같은 진영의 반한동훈을 배격하기 때문이다.

좌파를 배격하는건 당연한 것이다. 같은 이념 같은 체제를 가지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동훈이 이기기 위해서는 콘크리트 보수우파를 자신들 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설득과 설명이 필요하다.

그런데 99%의 한동훈 지지자들은 ‘다 뜻이 있다’ ‘다 큰 뜻이 있다 한동훈이 똑똑해서 그렇다’ ‘윤한은 원팀이고 거기엔 비밀스런 전략이 있다’ 는 식의 “나는 니들이 모르는 걸 알고 있다” 의 지적 우월감을 즐기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본인들 말에 동조하지 않으면 ‘보통 사람들’ 혹은 ‘뭘 모르는 사람들’ 로 매도하고 귀막고 “아몰라”아 몰라 니들이 뭘 몰라서 그러는거임” 원툴로 억지만 부리고 있는거다.

문제는, 당신들은 그 일반 사람들, 보통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얻어야 된다는 거다.

그 억지를 (우리가 보기에는 억지다) 안 들어준다고 해서 매도하면 당신들은 표를 절대 못 받는다. 억지가 아니라고 하고 싶을 것이다. 근데 통하지 않는다.

그럼 억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설명을 하고 설득을 해야 한다. 계획? 시야? 생각?모르겠으니까 설명을 하고 입증을 하라는 것 아닌가. 남들 눈엔 억지다.

그걸 설득하는게 당신들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지지자들은 그런 것이다.

이기고 싶어서 한동훈 지지하는 것 아닌가? 그럼 다른 우파들에게도 설명을 하고 설득해서 표 받을 생각을 하는게 ‘진영의 승리’를 원하는, ‘우파의 승리’ 를 원하는 제대로 된 자세인 것이다. 우리랑 싸울 게 아니고. 이건 정말로 단순한 원리이다. 어려운 게 아니다. 이 간단한 원리도 모르는 자들이 도대체 무슨 정치이야길 한다는건지 알 수가 없다.

“말을 해도 못 알아듣는다” 고 하는 자들이 종종 있는데, 알아들을때까지 설명할 줄 알아야 지지자 자격이 있는 것이다. 한동훈 개인을 빨기 때문에 다른 우파들과 대립각 세우면서 “우리는 너네보다 우월함” 같은 프레임을 미는 것이다. 그럼 한동훈은 진다. 절대 못 이긴다.

당장 여론과 민심을 보라. 도대체 누가 한동훈에게 호의적인가. 그가 올라오면 보수는 황교안으로 찢어진다. 거기에 한덕수까지 올라오면 한동훈은 물 건너 간다. 지금이라도 한동훈을 위해서 당신들이 할 일은, 왜 한동훈이 윤통과 한 팀인지를 제대로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것이다.

당원게시판 사건을 보라.

이게 윤통과 한동훈이 일부러 반목하는 연출을 위한 “짜고치는 판” 이라면, 과연 한동훈이 김건희 여사 목에 개목줄을 채워 끌고다니고 싶다는 말을 하는게 정말로 짜고치는 판에 반드시 필요한 건가? 정말로 당신들 생각이 그러한지 묻고 싶다. 당신들 생각이 그러하다면, 그럼 이젠 우리를 설득할 차례다. 왜냐면 우리는 그리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기에 당신들은 이길 생각보다는 그냥 한동훈 찬양 원툴에 가깝다.

지지하려면 해라. 거기에 뭐라고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당신들이 뭘 모르니 큰 판을 봐야 한다. 한동훈을 찍어라” 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퍼뜨리고 다니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좌, 우의 이념을 초월해서 자꾸 뭔가를 보라고 하는데, 당신들이 착각하는게 이 나라는 애당초 좌우의 반목하는 이념 위에 세워졌고, 건국 이래 지금까지 그렇게 역사를 만들어 왔다. 갑자기 지금에 와서 좌우를 탈피하라고 하면 그걸 누가 듣겠는가? 적어도 그리 말하려면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라는 게 이해가 어려운 일인가?

그래놓고 결국 하는 소리가 “숨겨진 계획이다” “계획을 어떻게 다 떠벌리냐” 인데, 당신이 그 계획을 진짜로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그 계획을 발설하지 않고도 상대를 설득시킬 수 있다. 그게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의 흐름이다.

본인들끼리만 동의하고 통하는 걸 가지고 무슨 승리를 바라는가.

인간은 그런 것들에 대해 강렬한 역겨움을 느낀다는 걸 알아두길 바란다. 계속해서 이런 행태가 반복된다면, 나는 한동훈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떨어뜨리기 위해 지금부터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그걸 원하는 게 아니라면 둘 중 하나다.

  1. 반한동훈 우파에게 와서 한동훈 찍으라고 분탕을 치지 말던지.
  2. 아니면 정말 우리가 납득 가능하게 설명을 하던지.

참고로 반중만 가지고 윤한 원팀을 주장하기엔 이제 당신들의 논리는 무너졌다. 한동훈은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기획한 사람이고, 그걸 차치하더라도 한동훈이 그간 저지른 짓은 아무리 봐도 윤통과 원팀으로 보이진 않는다. 개헌에 대한 생각이 같다고 하는데, 그럼 윤통의 다른 부분과 생각이 같은 수많은 다른 후보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결정적으로, 한동훈이 표방하는 가치들 중에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게 없다.

도대체 어떻게 우파가 이를 지지하길 바라는가.

진영의 승리를 바란다면, 눈닫고 귀닫고 아몰라 할 게 아니라, 제대로 납득과 설득을 시켜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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